리비아 홍수사태-북아프리카 건축 행태에 대하여
아프리카 북부는 사실 판의 경계(지진대)와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가끔 지진이 나고 있다.
그리고 사하라 사막과 인접해 있지만 가끔 비가 올 때가 있다. 우기가 한계절 정도 있어서 가끔 빗방울이 떨어진다(3~5월 쯤?)
이에 자연재해와 멀것 같은 장소지만 지진이나 홍수같은 것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있는 지역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주거를 보면,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전반적으로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내 경험을 빗대어 이야기를 해본다면…
북아프리카 모 도시에서 잠깐 살았었는데 숙소 근처에서 10층 가까이 되는 건물을 짓고 있었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 어떻게 건물을 짓는지 잠깐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카다피가 살아있었다..! Green Book – Islam Socialism에 대해 수업을 들었었는데.. 어느덧 잊혀진 기억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게 맨 땅에 새로운 건물이 세우는 것이 아니라 기존 3층 정도의 지어진 건물에 벽돌을 올려서 구조를 올리고 있었다. 즉 하중을 받칠 기둥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벽돌을 통해 내력을 받고 그런 건물을 10층 가까이 올리는 것이다. 정말 저래도 되나 싶어서 근처 점원한테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일단 신축 시에는 현대적 공법에 따른 인허가가 있다고 하는데, 증축 시에는 적용이 안된다고 했다.(그 사람에 따르면)
아무래도 집값이 싼 구도심 쪽에 아무래도 인구가 밀집되게 되는데, 공간이 부족하고 땅을 살 수는 없으니 기존 건물에 수직으로 증축하다가 가끔 사고가 난다고 한다.
다만 수직증축을 하더라도 적당한 재료, 적당한 구조로 지으면 충분한 내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사용하는 재료도 문제가 크다.
현대 건설공학의 정수인 철근-콘크리트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벽돌/시멘트 또는 진흙, 시멘트를 사용하되 저품질의 것을 사용하고 모래의 비중을 높여 단가와 내구력 모두 낮게 시공이 되는 것이다.
벽돌을 쌓을때 시멘트가 아닌 진흙으로 미장하는 경우도 다수 있다..
그럼에도 큰 사고가 자주 일어나지 않는 것은 이쪽 지역에 비도 많이 안오고 지진같은것도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주기적으로 보수(덧방)을 한다면 충분히 튼튼할 수도 있다고는 한다.
또한 다수의 건물이 1900년대 이전에 지어진 것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어, 이미 사용수명이 다한 경우가 많았다. (주요 정부청사들조차 2차대전 시절 건물을 고쳐서 쓰고 있다.)
철근이 튀어나오고 벽이 갈라지더라도 간략하게만 보수하고 그냥 사용한다.
유일하게 관리가 잘되는 건물은 대통령궁하고 모스크 정도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가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이 다치더라도 크게 뉴스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 대부분 정치 지도자들이 TV 채널의 다수를 차지한다. 예능같은건 거의 없어서 정말 재미없다.. 홈쇼핑이 제일 재미있음!
이런 상황에서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거나, 비가 많이 온다면
일단 벽돌로 지어진 집들은 다 넘어갈 것이고, 철근 콘크리트로 되어 있다고 기초공사가 적절히 된 곳이 없어 다 무너지는 것이다.
한가지 더, 이쪽동네는 배수시설(배수시설-우수관)이 다수 존재하지 않는다. 주요 메인 스트리트에는 있으나 이미 쓰레기랑 모래들이 가득차서 제 기능을 못한다.
사하라 사막일지라도 가끔 비가 오는데 정말 조금 오는데도 길거리에 물이 찬다.
이번 홍수에서 피해가 큰 것은 이런 사회적 인프라, 그리고 건물들이 범람에 대한 저항능력이 전혀 없었던 것이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쏟아져 들어오는 물로 인한 횡압력을 버티기에는 벽돌식 구조의 건축물은 정말 적절하지 않다. 애초에 기초공사 없이 대지 위에 얹어놓은 형태니…
조금 서글픈 것은, 저 지역은 가끔 홍수와 지진으로 도시나 마을이 파괴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후 지나고 보면 크게 개선이 없다는 점이다.
사고로부터 개선되는 것-사회적 공감능력, 이러한 것이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와의 큰 차이점으로 보여진다.